불편한 편의점을 읽다.
도서 소개 [불편한 편의점]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덩치가 곰 같은 이 사내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웬걸, 의외로 그는 일을 꽤 잘해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간다.
편의점일을 해 본지도 20여년이 지났다. 편의점 알바를 해 보면서 편의점은 점차 많아질 것 같고, 편의점이 많으면 많을 수록 힘든 부익부 빈익빈은 더 커질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미 20여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현실화가 되었다. 20여년 전에도 있었던 JS들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불편한 편의점은 편의를 추구하는 우리 생활속의 뒷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다. 편의점이 보기엔 깔끔하고 편하지만 실상 STAFF실에서 준비하고 발주하고, 폐기하고 재고 점검하는 일까지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게다가 시기가 되면 진행되는 판촉 전쟁, 지금이라고 뭐 다르겠으랴.
맥주라인 한 줄을 더 진열하면서 얻게 되는 판촉상품들. 모든 일상들이 홍보와 판촉에 있기에 지금도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방법과 판촉 방법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오랜만에 소설책을 시간 가는줄 모르고 독서를 전개해 갔다. 우리 일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소설, 언젠가 뉴스에 나왔던 인천 모 병원의 이야기까지 살짝 녹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일확천금을 생각하는 사람부터, 노숙을 전전하면 벌어지는 이야기, 어디든 있는 일이겠지만 경제 앞에서 벌어지는 고객왕 논란, 돈을 던지는 사람들 또는 비닐 봉지 이야기로 실랑이 벌이는 사람들, 그럼에도 톱니바퀴 굴러가듯이 모든 것이 가는 듯 안가는 듯 흘러간다.
우리의 일상으로 찾아온 편의점, 예전보다 가격은 비싼 것은 더 비싸지고, 홍보성 상품과 고객유도성 상품도 많이 늘었다. 편의점 부수입이었던 편의점 앞 인형뽑기 등은 사라졌지만 갖가지 다른 형태로, 다른 판촉 형태로 다가온 편의점, 편리한 듯 하지만 불편한 편의점 요즘 현실인가 보다.
얼마 전 관광지 편의점에 갔는데 70대로 보이는 할머니가 카운터에 계셨다. 할머니의 파르르 떨리는 손이 계산을 하는데 온갖 생각이 들게 한다. 이미 내 손에 들려 있던 멤버십 할인 바코드, 자연스럽게 닫을 수 밖에 없었다. 예전에 할머니 한 분께 카운터에서 할인 문의 했다가 실패한 잃어버린 10분, 지금은 너무나도 많은 포스기 업부와 키, 그리고 새롭게 생겨나는 판촉행사.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어느 새 편의점 알바의 평균 연령층이 많이 높아졌다. 특히나 컴퓨터, 스마트폰 세대가 아니라면 더욱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다. 불편한 편의점 우리 생활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인간다운 소설전개에 편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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